수상 도서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 ─ ‘신이 죽은’ 시대의 내로남불
저 자 허경
발행일 2022-05-30
판 형 변신A5판
ISBN 9791166841064
페이지수 216
정 가 14,000





아무도 내로남불을 피할 수 없다.
내로남불은 인간 인식의 불가피한 조건이다.

우리는 모두 내로남불을 행한다. 따라서, 우리는 타인들의 내로남불만이 아니라, 타인과 나 자신 모두의 내로남불을 감시하고 따져 묻는 비판 정신을 유지해야 한다. 편안함은 물론 좋은 것이지만, 철학은 마냥 편안함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긴 안목으로 볼 때, 비판받지 않는 편안함, 곧 지나친 편안함은 결국 더 많은 문제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나는 ‘철학이 건강한 불편함을 지향한다’고 믿는다. 내가 쓴 이 책은 바로 이렇게 철학이 지향하는 건강한 불편함을 가져오기 위한 작은 시도이다.
누가 전체를 볼 수 있는가? 이 사람이 살고 있는 시대는 ‘신이 죽었다는 소식’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시대인 것이다. 우리 중 누구도 ‘숲’을 볼 수 없다. 숲, 곧 전체를 볼 수 없고, 모든 사람이 오직 나무들만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인식은 부분적 인식, 곧 치우친 인식, 편파적 인식이다.
어떤 인식이 아니라, 모든 인식, 곧 ‘인식’ 그 자체가 편파적이다. 너와 그들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불가피하게’ 편파적이다. 어떤 인간도 이러한 사실의 예외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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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면서: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1장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일관성의 결여
1. ‘내로남불’ 담론을 낳은 21세기 대한민국 사회
2. 공정과 정의에 대한 관심의 표현으로서의 ‘내로남불’ 담론
3. 내로남불 행위와 내로남불 비판 담론
4. 내로남불, 이웃과 강자·약자의 구분

2장 이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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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경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미셸 푸코의 윤리의 계보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 철학과 필립 라쿠라바르트 아래에서 「미셸 푸코와 현대성」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응용문화연구소 및 철학연구소 연구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대안연구공동체 ‘철학학교 혜윰’의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길밖의길), 『미셸 푸코의 《지식의 고고학》 읽기』,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 읽기』, 『미셸 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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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의 사회, 대한민국

어느 순간부터 한국 사회는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었다. 그 연원을 따지자면, 처음 그 말이 나온 것은 정치권이었다. 즉, 이 말은 그 탄생에서부터 일종의 정치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말은 일종의 도덕적 판단을 내포하고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것은 내가 하는 것은 정당한 것이고, 남이 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한 것이라는 판단 아래서만 성립될 수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이 말은 아주 일상적으로 쓰인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현실은 우리나라가 도덕적으로 중대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는, 또는 도덕적 타락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 주는 것일까? 다시 말해, 우리는 자신에게는 지나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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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제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은 ‘왜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을까’를 살피는 일일 것이다.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상당수, 나와 똑같이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사람들의 상당수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존재한다면,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 괜히 그러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가정을 세워 보는 것이 합리적인 일일 것이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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